본문 바로가기
공부법/공부 원리 - 구 전자책 내용

문제 풀이보다 나은 공부 방법 : 회상

by 재우쌤 2020. 8. 12.
728x90

문제 풀이

문제 풀이 VS. 회상

 

 눈치 빠른 분들은 맥락화 때문에라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공부할 때 가장 효과적이지 않냐고 주장하실 겁니다.

 인식이 뭐라 말씀드렸죠? 외부 정보에 제한적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기억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문제 풀이하는 게, 인식을 활용한 복습법이죠.

 회상은 이런 외부 정보 없이 백지에 기억을 떠올려 써보거나 말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문제 풀이식 복습법은 ‘인식’에 속하는 기억 회수법이라 ‘회상’보다 전전두엽의 활성화가 덜 되어 과학적으론 효과적이지 못한 방식입니다.

 그래도 편하니까, 백지에 쓰기 귀찮거나 복습하기 싫은 학생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쪽으로 학습 방향을 잡습니다.

 많은 학부모, 선생님들 역시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문제 풀이를 권하는 이유가 바로 ‘맥락화’에 있습니다.

 우린 시험 볼 때도 문제를 풀죠.

 그런데, 이건 시험과 학생에 따라 공부 방식을 나눠야 합니다.

 

 문제 풀이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나은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험이 객관식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문제 풀이 위주의 공부 방식이 더 적합합니다. 아니, 그럼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은 문제 풀이 위주로 훈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냐고 물으실 겁니다. 시험 유형과 남은 시간이 그렇다는 거고요. 

 공부할 내용이 학생 입장에서 이해하기 쉬워야 합니다. 즉, 내공이 쌓여 빠르고 정확하게 학습이 가능한  과목은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기 효능감(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이 떨어지는 과목은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는 게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서, 중학생 때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던 학생이 고등학생이 되자 점차 성적 하락을 경험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분량이 많아진 것보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가 되죠.

 

 백지에 쓰거나 안 보고 떠올리는 ‘회상’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나은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험이 서술형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많은 분량과 긴 시간을 요구하는 경우, ‘회상’ 위주로 공부하여야 합니다. 당연히 공부할 내용이 학생 입장에서 어려울수록, ‘회상’ 위주의 공부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수능 시험은 서술형은 없지만, 적어도 1년 이상 준비해야 하는 시험이며, 여러 과목을 준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학생에게 수능은 ‘회상’ 위주로 준비해야 할 시험입니다. 그러나, 고학벌의 선생님 중에선 문제 풀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릴 적부터 공부 습관이 잘 잡혀 있어 주요 과목에 대한 부담이 덜했거나, 그냥 머리가 좋은 선생님들은 끝까지 문제를 많이 풀라고 권합니다. 본인이 그렇게 공부해서 성과가 잘 나왔거든요.

 

 9급 공무원 시험처럼 시험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야기되지만, 그만큼 합격 커트라인이 높은 시험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이럴 경우 일정 수준까지는 문제 풀이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문제 풀이만으로 더는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회상’ 위주로 암기하기 어려운 내용을 정복하면 성적이 오를 겁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 안 되는 분은 이것만 기억하세요.

최고의 시험 결과를 원한다면, 회상 위주로 공부하세요.

내 머리에 믿음이 있거나, 적당한 결과에 만족한다면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세요.

 

회상과 이해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는 회상이 좋은 방법이란 건 알겠는데, 아직도 문제 풀이보다 좋은 방식이라 인정하기 어려울 겁니다.

 일단 회상 중심으로 공부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거기에 주기적인 복습도 꼭 해야 한다고 말했으니, 여기까지 읽고 있는 분도 얼마 없을 겁니다.

 공부 속도가 너무 느려지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문제 풀이 방식의 공부는 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지만, 회상은 처음이 느려도 점차 가속도가 붙어, 몇 달에서 최대 1년가량이 지나면 속도가 어마무시하게 빨라집니다.

 

 회상은 무의미한 암기를 줄이고 이해 위주로 공부하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회상에 돌입하면, 우리 머릿속 사령관이 정답을 찾기 위해 그동안 저장한 ‘연상’ 키워드를 떠올립니다. 최대한 정답에 가까워지는 ‘연상’ 키워드를 모아 ‘연상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예를 들어, ‘사이코지만 괜찮아’란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별에서 온 그대’, ‘서예지’, ‘리얼’ 등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상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이런 네트워크에서 공통으로 떠오르는 존재인 ‘김수현’을 정답으로 떠올리게 되죠.

 

 만일 객관식 문제였다면, 보기에 ‘서예지’, ‘오정세’ 등 인물과 관련된 ‘연상’ 키워드만 적혀 있었겠죠. 따라서, 추가적인 연상 네트워크는 형성되지 않으며, 기존 지식이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지식만 사라지면 다시 암기하면 그만이지만, 네트워크란 곧 지식의 카테고리를 의미하고 이런 카테고리가 잘려나갈수록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는 해석 능력도 떨어집니다.

 반대로 회상 중심의 공부 방식은 다양한 ‘연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동시에, 자신이 잘못된 ‘연상’ 키워드를 연결하려 한다는 것도 인지하게 해줍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남자 주인공이 누구냐는 질문에 ‘별에서 온 그대’, ‘서예지’, ‘리얼’ 등 사람이 아닌 작품이나 그에 관련된 자신의 생각도 떠오릅니다. 관련된 기억, 즉, ‘연상’이 최대한 많이 떠오르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연상’들을 머릿속에서 분류하게 됩니다.

 인물은 인물별로, 작품은 작품별로 구분하여 다시 머릿속에 저장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남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회상’하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조금씩 명확해지고, ‘부호화’를 한 번 더 거쳐 머릿속에 다시 저장하게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