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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 성공할까요? (feat. 공자, 서장훈, 김연아)

by 재우쌤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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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시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서 살아라.

 

정말 가슴 따뜻해지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훈훈한 말씀 하시는 분 자녀가 공부 잘한 엘리트라면

우리는 이 말의 속뜻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 말이 자녀의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화전양면전술인지

진심을 담은 조언인지

오늘 한 번 낱낱이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먼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면서 살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볼까요.

 

옛날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이 말이 섞여서 좋아하는 일을 즐기라는 말이 된 거 같아요.

 

애초에 이 말은 말 그대로 즐겁게 하라는 말보다는

평상시에도 자주 반복해서 사용하라는 뜻으로 보는 게 맞아요.

 

아는 사람은 책을 한두 번 읽을 것이오,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여러 번 읽을 것이오,

즐기는 사람은 책 내용을 평상시에도 떠올리며 살 것이오.

 

이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자연스럽죠.

 

결국, 공자님의 말씀은 무엇이든 겉핥기로 하지 말고

이치를 깨닫고 생활 속에 녹여내라는 말씀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즉,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시는 속뜻도

 

네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으면,

새마을 정신으로 밤낮 가리지 말고 미친 듯이 해라.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을 겁니다.

 

절대 즐기면서 행복하게 하라는 말씀이 아닌 거죠.

 

비슷한 말로 "쉬엄쉬엄해."라는 말이 있는데요.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는 말이지

정말 쉬면서 편하게 하라는 말씀이 아니에요.

어르신들께서는 반어법을 사용하는 걸 좋아하시거든요.

 

따라서, 의도야 어찌 되었건 미친 듯이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본인한테 이득입니다.

 

이걸 좀 더 직설적으로 바꿔 볼게요.

 

"즐겁게 하는데 본인이 원하는 만큼의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는 말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해요.
저는 단 한 번도 즐겨본 적이 없어요.
농구를 정말 좋아하던 어린애였어요.
그런데, 제가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나서부터
농구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저는 전쟁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가요.

더 확실히 와닿죠.

 

이 정도면 좋아하는 일을 즐기라는 건

 

네가 선택한 길은 포기하지 말고 미친 듯이 노력해라

 

이렇게 정리하면 깔끔할 거 같아요.

 

자, 그럼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로 넘어가 보죠.

사람은 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긍정적인 생각은 기분이 좋아지는 화합 물질을 체내에 분비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기분이 나빠지는 화합 물질을 분비한다고 해요.

따라서,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는 게 좋겠죠.

기분이 나빠지는 화합 물질이 쌓이면서 무기력해지고

심하면 정신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어요.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 자체가 나쁜 건 절대 아니에요.

 

우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이유부터 알아야겠죠.

 

'이 정도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찜찜하지?',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아.'

 

이런 불안함은 왜 생기는 걸까요?

 

부정적인 생각은 원시 시대부터 유전자에 박힌

생존 본능이라고 보시면 돼요.
우리의 조상님은 동굴에 터전을 마련할 당시

맹수의 침입을 걱정하고 자연재해를 피하면서 살았잖아요.
그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부정적 사고를 하게 되고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 걸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생겼다고 해요.

그게 오늘날 우리한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죠.

 

따라서, 불안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거고

그게 우리 뇌가 우리에게 경고하는 일종의 신호라고 보면 돼요.

 

'이 정도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는 '조금 더 연습량을 늘려보자.'로.

'왜 이렇게 찜찜하지?'는 '연습 방식을 바꿔 보자.'로.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아.'는 '아직 무언가 해결해야 할 게 남았다.'로.

 

개선점을 찾는 신호로 여기고 해결책을 내면

불안함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줄일 수 있어요.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불안함이 절대 사라지지 않거든요.

 

우리가 강철 멘탈이라 부르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떠올려 봐요.

 

김연아 선수가 2014년 소치 올림픽 마지막 무대를 끝내고

눈물을 쏟은 거 기억하시나요.

 

당시 러시아에서 올림픽을 개최한지라

편파 판정에 관한 논란이 많았죠.

 

김연아 선수는 실수 없는 깔끔한 마무리에도 은메달을 받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김연아 선수가 눈물을 흘린 게

금메달을 억울하게 놓쳐서 그런 거란 추측이 많았는데요.

 

김연아 선수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맺혀온 게 한 번에 터졌어요."

 

이렇게 눈물의 의미를 말했죠.

 

2014년 보도 자료를 보면,

김연아 선수는 167억 원의 수입으로

세계 여성 선수 중 수입 4위를 기록했는데요.

 

김연아 선수가 돈만 보고 긍정적으로만 생각했다면

소치 올림픽 전, 이미 엄청난 돈을 벌었으니

금메달을 못 받아서 화를 낼 순 있어도

눈물을 흘리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김연아 선수가 눈물을 보인 건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그동안 마지막 올림픽 무대까지 해온

고생이 떠올랐기 때문이라네요.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불안함을 견뎌 왔다는 말이죠.

 

김연아 선수에게 국민의 응원은 용기와 힘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가왔을 테니까요.

 

이를 통해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생각의 그림자라는 걸 알 수 있고요.

부정적인 생각은 참고 견디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책을 찾는 게

훨씬 목표에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것도 알 수 있죠.

김연아 선수는 책임감을 느낄 때마다 더 열심히 연습하며

도와준 분들에게 보답하려 했을 테니까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을 동기부여로 활용하라는 말이 아닐까요.

 

심리학 박사의 책에 나온 내용을 덧붙이며 마무리할게요.

인위적으로 긍정적인 기분을 만들어 주려는 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뿐이며, 좌절하고 부정적인 기분을 경험하고 이를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붙는 것이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부정적 사고력, 토마토 출판사(2018), P.69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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