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생들에게 직업에 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취업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원래 의도는 학벌과 상관없이 성공한 사람을 소개하며
학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끊임없는 학습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종합해 보니
직업만으로 놓고 보면
딱 두 가지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전문직과 공무원이다.
그래서, 오늘은 취업 관련 자료를 보여주는 동시에
결국 전문직과 공무원이 괜찮다는
누군가에겐 다소 언짢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사실 나도 전문직이나 공무원이 아니라서
이 이야기가 썩 내키진 않는다.
전문직의 정의
우선 전문직이 뭔지부터 알아보자.
오늘 전문직이 뭔지 자세히 알려줄 생각은 없다.
그건 요청이 있으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쉽게 설명하면 '사'자 직업이다.
의사, 변호사, 변리사, 관세사,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 등
시험을 거쳐 자격증이나 면허를 취득해야 할 수 있는
그런 직업들이다.
따라서, 공부 못하면 하기 힘든 직업들이다.
대신 의료 계열은 의치한약수.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일단 합격만 하면 그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다.
명문대생이면 누구나 경험할 것이다.
갑자기 사라진 동기가 재수해서 의치한약수 갔더라.
휴학한 동기가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했더라.
그 순간 수많은 취준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공무원의 정의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의 직무를 보는 사람이란 뜻이다.
공무원은 직급이 1부터 9급까지 나눠져 있고 직무도 다양하여 직군, 직렬에 맞춰 세분화되어 있다.
이 말인 즉, 공무원이 되는 길도 다양하다는 뜻이다.
고등학생 중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우선 공무원 채용 공고를 보길 바란다.
뽑는 인원수, 경쟁률,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
이런 걸 보고 학과를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자격증 중에서 전문직종 관련 자격증 말고.
해당 자격증 관련 학과 졸업생만 응시 가능한 산업기사 자격증이 있다.
산업기사 자격증은 공무원 가산점은 물론 취업에도 유리하니
학과 선택할 때 취업 여부와 함께 공무원 가산점 여부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보통 전문직 시험에 자신 없는 학생들이
공무원 쪽으로 몰리는 편이다.
하지만, 이쪽도 경쟁이 과열되어 쉽지 않다.
취업 얼마나 어렵기에...
도대체 취업이 얼마나 어렵기에
공부 채널을 운영하는 내가 이런 영상을 찍게 됐을까?

'학교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2018년 졸업자를 바탕으로 취업 생존율을 조사했다.
우선 대학은 나름 상위 10%의 성적을 받아서 입학할 수 있는 명문대를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카이스트 및 몇몇 명문대가 빠진 점 참고하기 바란다.
아무튼 이 대학들의 취업률, 유지취업률, 취업 생존율.
이렇게 세 가지를 조사했다.
여기서 취업률은 건강보험만 가입된다면
회사 규모랑은 전혀 상관없는 취업을 의미한다.
대기업, 1인 창업, 중소기업 다 상관없단 말이다.
그래서, 유지취업률이 따로 있다.
1년 이상 건강보험을 유지했는지를 바탕으로 취업한 회사에 만족하고 다니는 비율이다.
이걸 곱해서 취업 생존율이라 이름 붙이고 평균을 냈다.
결과는 놀라웠다.
59%라니...
전문직, 공무원, 대기업, 중소기업 따로 분류한 것도 아니고
공부로 상위권을 찍은 학생들의 취업률이 59%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청년실업률
취업률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명문대 취업률보다는 전체 청년실업률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20년 전, '논스톱 4'라는 시트콤이 있었다.
당시 그룹 '신화'의 멤버인 앤디 형이 한 유행어가 있었다.
"조용히 좀 하세요 조용히 좀!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40만에 육박하는 이때..."
이런 유행어였다.
이게 왜 유행어인가 싶을 텐데
앤디 형이 워낙 곱고 이쁘게 생겨서 모범생 캐릭터였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청년 실업이 40만에 육박했다는 점과
그걸 굉장히 큰일인 것처럼 경고하듯 말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앤디 형의 충고가 무색하게
2016년 42만, 2017년도 42만, 2021년 42만.
40만을 넘어 42만을 돌파했다.

비율로 보면 심각성을 더 느낄 수 있다.
청년 인구 자체는 감소 추세라서
비율 그래프로 보면 우상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청년실업이 증가하는데
명문대 나왔다고 안정적으로 취업이 될 리 없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학과별 격차
이제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과도 더더욱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2020년 11월 에듀진 기사를 통해
학과와 취업률 자료를 보고 딱 드는 생각은
"역시 의학 계열 대박"
이거였다.
그나마 공학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순위는 무려 202위까지 나와 있다.
다 볼 여유는 없으니 계열별로 종합해보겠다.
졸업자 중 직장가입자 비율.
의약 79.4%로 1위.
그 뒤로 공학 58.6%, 사회 52.9%
자연 45.1%, 인문 40.9%.
예체능 39.1%, 교육 38.2%로 집계되어 있다.
1위 의약과 7위 교육이 약 2배가량 차이가 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미래 취업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알기 어렵다.
바이러스, AI, 자동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세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행인 건 2017년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2020년부터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어
청년 실업이 완화될 거라 나와 있다.
즉,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오히려 일할 사람이 줄어 일자리 걱정은 점차 줄어들 거란 전망이다.
글쎄... 나는 단순히 일자리만 는다고 취업난이 해결되진 않는다고 본다.
2021년 공채 폐지 관련 조선일보 기사에서 이런 인터뷰 글을 보았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은
"공채 직원이 입사 15년쯤 지나 부장 직급이 될 무렵이면,
이들이 내는 성과보다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엔 자의 반 타의 반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일반 사원으로 정년을 채우는 사람이 많아 기업엔 큰 부담"
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해석하면
이익을 못 내는 직원을 자를 수 없어
새 인력을 더 충원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기업이 경력직을 선호하고 인재 육성에 소극적인 이유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역시 고용 안정성이 최고
이제 취준생들은 새마을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다.
국가를 위한 수출 역군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다.
회사를 위해 나를 바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대신 자식들에게 인생을 바친 어머니.
그들처럼 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연봉만큼이나 고용 안정성도 중요하다.

2021년 4월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서울대 신입생 자퇴가 100명이 넘는다.
의대 정원 증가, 약대 신입생 선발.
의치한약수에 진입할 수 있는 자리가 늘었다.
모두가 그걸 바라보는 건 아니겠지만,
서울대만 졸업한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앞서 봤듯이
의료 쪽으로 가면 취업 걱정이 확실히 줄어든다.
공무원 역시 변화가 생긴 지 오래다.
2015년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화제였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서울대생이 9급 공무원을 택한 것.
그 당시엔 도전 정신이 어쩌고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다.

그 뒤 2017년 3월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졸업자의 9급 공무원 합격비율.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월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아예 제목 자체가 자극적이다.
'목표는 9급 공무원. SKY도 줄 섰다'
2021년 잡코리아 조사 결과 대기업 신입 연봉 평균은 41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월급으로 따지면 약 340만 원.

9급 공무원은 기본급 170만 원가량에
급식비, 보조비 등이 추가된다.
따라서, 약 200만 원을 받는다 가정하자.
그럼 약 140만 원가량이 차이 난다.
물론 퇴직금, 연금, 고용 안정성, 시급 환산.
여러 가지를 비교하고 따져봐야 한다.
그래도 다른 건 몰라도 고용 안정성에서 압도적 차이가 있다.
조금 지루할지 모르지만,
아까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의 인터뷰를 떠올려보자.
일반 사원으로라도 정년을 채우는 사람이 늘어 문제라 한다.
그렇다면 생각보다 고용 안정성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 불안함은 매우 중요하다.
이걸 불확실성이라 부르는데.
경기 침체와 빈익빈 부익부가 고착화될수록
불확실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걸 도전 정신으로 극복하기엔
청년실업률은 너무 오랫동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게 도전 정신으로 바뀔 문제인가.
102030

십 대부터 삼십 대까지 직업에 관한 생각을 알아보자.
10위 안에 있는 직업 대다수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된 직업이다.
그래도 아직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관심을 가지는 거 같다.

2030의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는
다년간 공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무원의 안정성과 대기업의 연봉을 두루 갖추고 있다.
9급 공무원 고졸 채용 확대 방안,
지역할당제를 통한 지방대 50% 공기업 채용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나
역차별 논란도 있고 실효성도 두고 봐야 할 거 같다.

결혼 정보회사인 가연이
25세부터 39세까지의 미혼 남녀 천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직업, 연봉을 보도록 하자.
전문직, 공무원, 사무직 순.
즉, 안정성과 연봉에 따른 순위라는 걸 알 수 있다.
내 배우자는 안정적이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원한다.
그런데, 연봉이 문제다.
결혼하려면 적어도 4천만 원의 연봉을 제시하는데
대기업 신입 평균 연봉이다.
공기업도 연차가 조금 더 쌓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공무원, 중소기업은 불가능할 수 있다.
결론
딱히 1020에게 전문직이나 공무원이 되라는 건 아니다.
직업은 누가 추천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선택하는 거다.

끝으로 평균 연봉과 만족도에 관한 자료를 보여주겠다.
우선 이건 평균 연봉 상위 30위와 하위 30위까지 정리한 거다.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조사한 건데
역시나 의사를 비롯한 전문직이 대부분이다.

직업 만족도 상위 30위 하위 30위도 있다.
역시나 전문직과 공무원이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참고로 난 상위 30위에 있는 직업은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지만,
하위 30위 직업은 꽤 많이 했다.
조적원, 청소원, 웨이터, 주차 관리 안내원, 건설 일용직.
자리가 꽤 많이 있다.
그만큼 사람이 들어왔다 나갔다도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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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게임만 하는 나의 10대에
이런 이야기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어 만들어봤다.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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