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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수학

수학의 역사 (1) 피타고라스는 사실 잘못된 믿음을 가졌다

by 재우쌤 202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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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재우쌤이야.

선생님은 특정 과목보다는 공부 자체의 원리를 가르치는 게 직업이야.

지식 전달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지.

많은 과목 중 특히 수학은 이해하는 게 중요해.

그래서 수학적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짧은 수학 이야기를 준비했어.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서 즐겁게 들었으면 해.

그럼 지금부터 시작할게.

수 체계

학생들이 수 체계에서 허수가 등장하기 전에 헷갈리는 것은 뭘까?

심지어 허수와 이 개념을 자주 헷갈리는 그것.

바로 무리수야.

사실 수학 천재이자 고대 그리스의 수학을 이끈 피타고라스도 무리수라는 존재를 부정했어.

너희들이 헷갈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거야.

 

오늘은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무리수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피타고라스

■ 고대 그리스 수학자이자 철학자, 피타고라스

너희들 중 2 때 도형의 닮음을 배우고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배운 거 기억하니?

교육 과정이 바뀌면서 뜬금없이 무리수 개념도 모른 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배워서 많이 당황했지?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 수학 선생님들은 더 당황하셨을 거야.

어찌 보면 역사의 흐름을 고려한 기막힌 커리큘럼이라 생각해.

뭔 소린지 모르는 학생이 많을 텐데 잘 들어봐.

 

옛날 고대 그리스에 피타고라스(기원전 582? ~ 497)란 수학자이자 철학자가 살았어.

그는 학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수가 만물의 근원이라 믿었어.

많은 이들이 피타고라스를 수학자로만 알고 있는데,

그가 이끄는 피타고라스 학파는 음악에서 음률의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는 큰 공을 세웠어.

피타고라스와 음률

음악조차도 수로 나타냈으니 그의 위상은 남달랐을 거야.

특히 그는 수라는 것은 유리수로 모두 표현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

유리수란 결국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는 수야.

5를 3 등분한 수가 3분의 5지.

그래, 즉, 분수를 말하는 거고 유리수란 결국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수니까,

피타고라스는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야.

모든 건 정수의 비를 이용해서 분수로 나타내면 무한대까지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

그러던 중, 피타고라스 학파의 최고 업적인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도리어 피타고라스의 믿음에 의문을 남기게 되었어.

 

단위 직각삼각형과 표현할 수 없는 수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뭔지는 알지?

밑변의 제곱과 높이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는 거지.

이걸 증명하는 방법만 400가지가 넘는다는데, 이게 피타고라스 학파의 최대 업적이란 말이야.

그런데, 밑변과 높이가 1이라면 빗변의 제곱은 2인데...

2의 제곱근은 뭐냔 말이지.

피타고라스 학파는 모든 수는 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고 믿었는데, 2의 제곱근을 분수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지.

 

루트2는 유리수가 아니다

우리는 무리수를 알고 있지만, 만일 루트 2를 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서로소인 정수 m분의 n으로 쓰겠지.

양변에 제곱하면 2 곱하기 m의 제곱은 n의 제곱과 같아.

그러면 n의 제곱은 짝수가 되는 거지.

정수라는 가정 하에 있으니까 n의 제곱이 짝수이면, n 역시 짝수이고 따라서 m의 제곱도 짝수야.

그럼 m과 n은 서로소가 아니게 되니까 이는 모순이지.

여기서 우리는 루트 2는 유리수가 아님을 알 수 있어.

이를 귀류법을 이용한 증명이라 하지.

아무튼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런 모순을 인정할 수 없었어.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라니.

히파수스 Hippasus

그래서, 일설에 의하면 피타고라스의 제자인 히파수스(Hippasus)가 무리수의 존재를 알리려다가 피타고라스 학파 회원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어.

야유회를 가자고 한 뒤, 바닷물에 빠뜨려 죽였다고 해.

지식이 곧 명성이자 권력인데, 누군가 그 지식의 모순을 이야기한다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겠지.

결국 시대를 앞서 가려는 움직임이 목숨을 잃게 만들었어.

 

■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과 피타고라스의 정리

유클리드

유클리드라는 이름 많이 들어봤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할 때부터 계속 등장하는 인물이야.

고대 그리스 사람으로 기원전 300년 경에 살았고 세계 최초로 수학 교과서를 만든 분이지.

유클리드는 영어식 발음이고 원래 고대 그리스식 발음으론 에우클레이데스라네.

아무튼 이분의 저서인 원론 혹은 기하학 원본이라 불리는 책에도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무리수가 등장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하여 저서에 기록하였고 우리는 이를 유클리드의 증명이라 불러.

유클리드의 원론과 고대 그리스 수학책에는 말할 수 있는 길이, 즉, 유리수로 나타낸 길이인 레토스와 말할 수 없는 길이인 알로고스가 적혀 있었데.

 

■ 방정식과 무리수

이슬람 수학자 알콰리즈미 소련 우표

그뒤로도 이슬람 수학자들이 2차방정식의 해법을 연구하면서 무리수인 제곱근이 포함됨을 발견했어.

대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슬람 수학자 알콰리즈미의 대수학 저서가 이탈리아 및 서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서유럽의 대수학 연구가 점차 늘어났지.

너희가 중학교 3학년 1학기에 배운 2차방정식과 근의 공식에서 무리수를 사용하는 것처럼 당시에도 방정식을 통해 무리수의 필요성은 이미 각인된 상태였어.

 천문, 항해 계산과 이자 및 세금 계산 등에 무리수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거든.

 결국 무리수는 방정식... 그러니까 대수학 연구의 발전과 함께 수학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으나 확실한 사용과 증명은 한참 뒤에나 이루어졌어.

 

리하르트 데데킨트

무리수의 존재는 이미 확인되었으나, 1872년이 되어서야 리하르트 데데킨트에 의해서 정확히 설명돼.

그동안 금기시되었던 무한 집합을 이용해서 데데칸트의 절단을 통해 유리수의 빈틈을 무리수로 채우지.

 

■ 무리수와 초월수

무리수에는 초월수와 대수적인 무리수가 있어.

대수적인 무리수란 앞서 설명한 루트 2처럼 다항 방정식의 해가 될 수 있는 수야.

반대로 다항 방정식으로는 도저히 표현 불가능한 수가 있는데, 이걸 초월수라고 해.

예를 들면 원주율과 자연상수 e가 대표적인 예이지.

우리는 이 수들에 관련한 다항 방정식을 본 적이 없어.

수 1에서 로그함수와 삼각함수를 배우면서 초월수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돼.

수 2부터 미적분을 배우면서 일상처럼 달고 살게 되지.

게오르크 칸토어 시대를 앞선 수학자

하지만, 정작 1874년에 초월수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칸토어는 1918년까지 세상의 비난과 공격을 받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해.

히파수스가 그랬듯 데데칸트와 칸토어 역시 무리수와 초월수를 증명하면서 많은 고난을 겪게 돼.

고등학생들, 특히 이과생들은 자연상수 e만 봐도 짜증이 솟구칠 텐데, 무리수에 대한 개념은 상당히 시일이 지난 후에나 증명되었어.

1900년까지 많은 수학 천재들이 정신 나간 이야기라며 조롱했던 개념을 배우는데, 왜 어렵지 않겠니.

공부하는 입장에선 이런 증명이 공부할 걸 더 많이 만들어내서 화가 나지만, 피타고라스 학파가 은폐한 진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 거야.

유리수만으론 수를 모두 표현할 수 없음을 모두가 알게 된 거지.

참고로 칸토어는 집합론을 창시하고 일대일 대응 함수를 이용해 무한 집합의 크기를 비교했는데...

알고 싶지 않지?

우리가 배우는 수학의 커리큘럼은 이런 수학의 역사적 흐름과 유사하게 만들어졌단다.

 

■ 실수 체계

결국 피타고라스는 무리수라는 개념을 알고자 하지 않았어.

정수가 아닌 유리수를 알아낸 것만 해도 그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발전이었지.

무리수는 집합으로 인해 증명되었고 1872년 데데칸트를 시작으로 칸토어를 통해 더 세분화되었고.

기원전 500년으로부터 2400년가량이 지나서야 지금의 실수 체계와 유사해진 거야.

 

유리수는 영어로 rational numer이고 무리수는 irrational numer라고 해.

ratio가 이성, 비율을 나타내니까 무리수가 비이성적인 잘못된 수로 생각할지 모르는데 아니라는 거.

아까 말했지.

정수의 비율을 나타낸 수가 유리수라고.

비율은 곧 분수를 의미하고, 이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가 무리수야.

나타낼 수는 없지만 존재하는 수이고 심지어 유리수보다 많아.

유리수가 동식물이라면 무리수는 세균이라고 비유해도 될 거야.

동식물이 아무리 많아도 세균만큼 많을 수는 없거든.

무리수도 대수적 표현, 즉, 다항 방정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와 나타낼 수 없는 초월수로 나뉘어.

그럼 이제 실수의 체계가 정확히 이해되니?

 

오늘은 여기까지 마무리할 테니 혹시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댓글 남기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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