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교재 큐레이터 재우쌤이야.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리니지 초창기부터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MMORPG 1세대야.
그게 1998년, 중2 때거든.
그 당시엔 게임 아이디에 자기 이름을 쓰기도 하고
님아~라는 말이 유행하던 귀여운 시기야.
게임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고
다양한 게임이 쏟아지면서 유저들을 설레게 했어.
여기서부터 난 인생을 게임에 모두 다 바쳤지.
온라인상에서 모두가 함께 게임한다는 거,
그땐 진짜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어.
특히, 스타크래프트 붐이 일면서 매스컴에서도
게임 강국 코리아!
이렇게 게임 잘하는 걸 굉장히 칭찬하는 분위기였거든.
리니지를 시작으로 라그나로크, 철권.
재밌는 게임이 너무 많은데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니.
새로 나오는 온라인 게임마다 손 대기 바쁜 시기였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01년 고2 때 집안 사정이 급격히 안 좋아졌어.
하나 남은 재산인 집도 팔아야 할 상황이 되니까
부모님이 돈 때문에 매일 다투셨던 게 기억나.
그러던 어느 날, 학원비를 현금으로 받았어.
당시엔 신용카드 사용이 지금만큼 많지 않아서
현금 거래도 꽤 하던 시기거든.
없는 살림에 아들 학원은 보내야 한다고
어렵게 마련하신 건데.
나는 딴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실행에 옮겼지.
학원비를 숨기고 학원에 가.
그리고 상담 쌤한테 거짓말을 했어.
"저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학원 못 다닐 거 같아요.
한 달만 쉴게요."
그렇게 말씀드리고 학원비를 들고
피시방이나 오락실에 간 거야.
처음엔 거짓말하는 거에 대한 죄책감과 긴장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는데
피시방을 마음껏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짜릿하더라고.
심지어 고3 때도 게임하다 아버지께 걸려서
학교도 안 가고 가출한 적도 있어.
그래서 나는 그 흔한 고등학교 개근상도 받지 못했어.
이런 게임 인생 덕분에
고1 때 전교 5% 찍으며 상위권으로 시작해서
수능 영어 7등급.
고3 때 반 꼴찌 수능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어.
결국 지방대에 갔고.
군대로 도피했다가 제대하자마자 자퇴했지.
수업 듣는데 등록금이 아깝더라고.
시간이 또 흘러,
25살부터 장사를 시작하면서 공부를 다시 하게 됐어.
그전까지는 알바하고 귀가하면 게임하기 바빴는데.
장사하니까 게임 시간을 줄이고 공부를 다시 하게 되더라.
25살이 되어서야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된 거지.
자, 여기까지 들어보니 어때?
엄청 심각하지.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래도 난 저 정도는 아니다!'
라고 생각할 거야.
난 진짜 게임에 미쳐 살았어.
그럼 난 어떻게 게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여기서부터 진짜 중요하니까 잘 들어봐.
게임에 빠져드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게임을 오래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실 도피야.
학생은 공부 때문에, 성인은 직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든.
그런데 중요한 건,
그 스트레스의 원인이 내 생각처럼 해소되지 않을 때
우리는 게임, 드라마, 혹은 남학생은 야구 동영상을 찾게 돼.
현실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에서 도망가고 싶으니까
가상의 세계에 자꾸 집착하게 되는 거야.
그곳의 주인공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지.
외모, 성장을 향한 강한 욕구, 다른 어떤 강인한 그거.
특히 게임이 현실과 다른 점은 꾸준한 성장이야.
공부든 일이든 절대 꾸준히 성장하지 않아.
영어 단어 30개 더 외웠다고 당장 성적이 오르니?
수학 개념 문제를 한 달간 다 풀어도
응용문제를 못 풀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아.
그런데, 게임은 경험치라는 게 있어서 성장이 눈에 보이잖아.
그러니 희망이 생기고 다음 레벨이 보이니까
그만두려 하다가도 다시 손대게 돼.
꾸준한 성장과 희망.
이게 무언가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
나는 떡 장사를 했는데.
처음엔 잘 만들지도 못 하는 떡을 만드니까
내가 먹어봐도 맛이 없더라고.
그런데, 몇 달 뒤 손님이 오셔서는
이 집 떡이 너무 생각나서 또 왔다고 하시는 거야.
지금까지 게임하는 거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손님이 내가 만든 떡이 맛있다고 하시네.
거기서 희망이 생겼어.
나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구나.
절대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구나.
그걸 느끼니까 세상을 살 이유가 생기더라고.
그리고 떡 만들고 장사하는 게 좀 더 재밌어졌어.
그렇게 막 재밌는 건 아닌데.
보람 있고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거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졌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책 보고 새로운 떡을 연구하기도 하고
기존의 떡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그런데, 아무리 새로운 떡을 만들고 변화를 줘도
손님이 빠르게 늘지 않아.
오히려 어떨 땐, 기존의 맛이랑 달라졌다고 싫어하는 손님도 생겨.
욕심이 없을 땐 몰랐는데
욕심이 생기니까 조급하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게 돼.
다시 욕심을 버리고 게임이나 할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그렇게 게임에 다시 빠져들려 할 때쯤
다행히 손님이 늘어났어.
노력이 결과로 바뀌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
여기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지.
이게 공부랑 다를 게 없구나.
아니, 무엇을 하건 성장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구나.
이걸 깨달은 거야.
지금부터 내가 깨달은 걸 간략하게 정리해줄게.
잘 들어봐.
첫째, 자신에게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줘라.
사실 이건 학부모님께 부탁드리고 싶어.
아이에게 성적을 올리라는 결과 중심으로 피드백하면
그게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우리 아이 공부 열심히 하더니 80점이 나왔네.
다음엔 100점 가능하겠지.
이런 식으로 칭찬받으면, 사람은 절대적으로 망가지게 되어있어.
부모님이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실지라도
너 자신에게는 절대 이런 식으로 피드백하지 마.
쉬고 싶은 걸 참고 공부한 너,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공부 방식을 고민한 너,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낸 너.
이것만으로도 점수와 상관없이 자신을 칭찬할 줄 알아야 해.
둘째, 성장을 설계하고 기록할 줄 알아야 해.
플래너를 작성하는 것도 좋고.
공부 일기를 쓰는 것도 좋아.
아까 게임을 왜 그만둘 수 없는지 이야기했지.
경험치가 눈에 보이니까 다음을 기대하게 되는 거야.
나는 플래너나 공부 일기도 좋지만,
단권화를 통해서 지식을 한 권에 모아 정리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단권화를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내가 이해하고 암기한 지식이 늘어나는 과정을 확인하면
성적이랑 상관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단, 내가 스스로 이해하고 요약하지 않은 지식을
듣거나 본 그대로 정리하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셋째, 이게 가장 중요해.
성과는 반드시 계단처럼 정체와 수직 상승을 반복한다.
이걸 꼭 명심하렴.
공부한 만큼 정비례해서 성적이 오르면 참 좋을 텐데.
절대 성적은 그렇게 오르지 않아.
특히, 나처럼 7등급부터 다시 시작하는 학생일수록
처음 성적이 오르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
정체기가 오래 지속되는 거지.
이 구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거야.
이거 꼭 명심해.
최고의 공부법이 아니라,
지금 내 단계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해.
자칭 공부법 전문가라는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서울대 공부법으로 공부해서 성공하는 건,
인서울 대학은 갈 정도의 공부 단계에 있는 학생뿐이야.
정체기가 길어지면 성장이 먼저 꺾이고
나중에는 희망도 꺾이며 포기하게 되거든.
그래서,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학원일수록
포기하는 학생도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어.
이건 5등급 이하 점수에서 1등급까지 올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야.
나는 이걸 장사를 통해 배웠고
결국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여기서 조금 웃기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
조금 이야기가 이상하지.
공부라는 게임도 장사라는 게임이랑 별반 다를 바가 없더라고.
나는 나의 경험을 좀 더 쉽게 풀어서 알려주는 편이야.
얘들아, 아직 늦지 않았어.
나는 26살에 5 형식부터 다시 공부했다니까.
단지 너무 늦게 깨달으면 후회도 더 커지니까
지금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어.
하다못해 자고 일어나서 이불부터 제대로 개는 변화.
아주 작은 변화부터 조금씩 만들어 봐.
그리고 꼭 입시 공부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도 없어.
현실 도피만 아니라면 네가 원하는 그 어떤 거라도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그게 너의 무기가 된다니까.
이제 개성이 지혜와 돈이 되는 시대가 다가왔어.
오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할게.
다음에는 아마
학벌의 시대, 노말 패스의 시대는 끝났다.
이걸로 이야기할 거 같아.
2030은 동의할 거 같은데
학부모님은 수긍하기 조금 어려우실 수도 있어.
그래도 십 대 이십 대가 미리 알아두면 반드시 도움이 될 거야.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럼 다음에 봐.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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